앤아버에서 톨리도로 이사온 지 곧 3 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가끔씩
앤아버 갈때마다 보이는 익숙한 얼굴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또 하나님
안에서 대학촌교회로 인해 맺어진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닫게 됩니다.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고 적응하려고 했을 때 저는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거든요.
솔직히 이사오기 전까지 독립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들로만 가득 찬 냉장고, 내 취향대로 꾸미는 방, 집 전체가 어지러워도
잔소리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없는 그 곳에서 내가 하고싶은 공부를 한다니!
학업이 힘들어도 왠지 좋고 편할 것 같았습니다. 근데 그 기분은 일주일? 아니
며칠도 채 가지 못하고 저는 주말마다 앤아버로 왔습니다.

톨리도에는 아는 사람도 없었고, 한인사회가 크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을 만날
기회 또한 없었습니다. 그저 혼자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지난 몇년간 나는
앤아버에서 많은 사람들을 정착하게끔 도움을 주고 섬겼는데, 왜 나는 그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기댈 곳이 없을까..라는 생각에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이사오고 몇주는 이유없이 울기도 했었고, 조용한 집에 있는 것이 무섭고
싫어서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올 때도 많았습니다. 하루는 적적한
아파트에 소리를 더하기 위해 랜덤으로 틀었던 찬양을 듣고 저는 하던 설거지를
멈추고 기도를 했습니다. “누군가 널 위하여 기도하네”라는 찬양이였는데 그
찬양의 가사가 마음 속에 크게 울렸습니다.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내릴 때, 주님은 아시네.. 당신의 약함을 사랑으로
돌보아주시네.. 내가 홀로 외로워서 마음이 무너질 때,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그 순간, 저는 하나님이 여기 이 자리에서도 나에게 말씀하고
계시고, 나는 혼자가 아니라 같이 동행한다는 걸 또 한번 강하게 느꼈습니다.
여기로 인도하신 것도 하나님이시고, 이런 감정들과 힘든 것도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시리라 믿었습니다. 거기서 담대함을 얻었습니다. 되돌아보면, 저는
그 최근 몇주간을 정작 말씀과 묵상의 시간보다는 눈만 돌려 만날수 있는
사람들을 찾았고 자라는 외로움을 공부와 연구로 덮었었는데, 찬양을 듣고 홀로
있는 저에게 먼저 다가와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외로워하지 않기를, 아프지 않기를, 적응 잘할 수 있기를, 좋은 믿음의 친구들과
교수님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해주는 제 가족과, 만사교사였던 이미숙
집사님과 나눔방 목원들의 안부 연락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과 돌보아주심을
느꼈습니다. 조금은 바뀐 시선으로 광야같은 이 곳을 바라보고, 감사함과
축복의 시간이라고 여기고 요즘은 지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 여기서 알게 된 학부 친구들 4 명을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을 같이
먹었습니다. 식사 전에, 제가 그 친구들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집에서 밥
먹을땐 이렇게 기도할꺼야. 같이 하자!”라고 얘기하고 기도를 짧게 하고 맛있게
밥을 먹었습니다. 말 많은 제가 지난 3 개월 동안 속에 쌓아놓았던 말을 그 날
저녁에 다 한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앤아버에서의 생활과 믿음에 대해
나누었는데 한 친구가 제게 그러기를, “이렇게 편한 분위기에서 하나님 얘기
할 줄 몰랐어요.

항상 진지해야하고 신중하게 다뤄야하는 얘기 같았는데.. 그리고 식사기도
한것도 좋았어요. 뭔가 저녁테이블 위에서 하나 된 기분?” 새로운 곳에서
낮선사람은 섬김을 받을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다른 방법으로 섬기고 사랑할
수 있게 함은 하나님이 저희에게 주신 사랑 덕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날 저의 기도제목을 추가하였습니다. 톨리도에서 지내는 동안 학업이
우선이 되지 않고, 말씀이 끊이지 않기를. 그리고 청년들 사이에서 말씀 나눔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