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장선민입니다. 저희 가정은 어제 앤아버에서 쿠퍼티노로 잘 도착했습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가 이제는 잘 기억도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앤아버에서 보냈던 5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짧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앤아버의 시간들을 돌아보면, 아무래도 연구보다는 사람들이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어떤 어려운 부탁을 해도 항상 기꺼이 도와주던 문은성 집사님, 항상 번뜩이는 재치로 저희 가정을 즐겁게 해주셨던 최원진 & 임한진 가정, 언제나 웃는 얼굴로 궂은 일을 도맡아하시는 김지석 & 손안나 가정, 밝은 미소로 저희에게 테니스를 가르쳐주시던 장영찬 & 김현정 가정, 학교 일도 바쁘신데 교회에서도 열심히 봉사하시던 이정섭 & 송금주 가정, 마지막 송별회를 열어주셔서 한참동안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해주신 김승혜 권사님 & 김동언 집사님, 항상 은혜가 넘치는 김성현 & 정서울 가정, 젊은 부부들을 사랑으로 이끄시는 천성찬 & 한원 집사님, 그리고 지금은 우리 교회에 남아있지 않은 김정훈 & 장민화 가정까지, 저희는 항상 주기보다는 받는 일이 많았습니다.이렇게 많은 가정들에게 은혜와 사랑을 받았음에도, 저는 항상 불만이 많았습니다. 저희 나눔방이 설거지 및 식사 준비를 해야하는 날에는, 집에 돌아오는 차에서 와이프에게 30분 넘게 불만을 토로하곤 했습니다. 나는 정말 설거지를 하고 싶지가 않고, 연구만 하기에도 바쁜 시간인데 교회에 늦게까지 남아있는 것이 나를 시험에 빠뜨린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제 저에게 큰 시련이 닥쳤습니다. 12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9시부터 짐을 챙기던 중에, EAD 카드 (Employment Authorization Document) 가 지갑에 없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순간 사색이 되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카드를 스캐너에 넣고 다시 빼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사 업체에 연락을 하였는데, 다행히 아직 짐이 미시간을 떠나지 않았으니 약간의 fee 만 내면 본인들이 그 짐을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쉽게도 어제는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하여서 현재까지도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만약 분실이 되었다면, 재발급까지 3-4달이 걸릴 수도 있어서 입사를 미뤄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느끼게 된 것이, 그동안 제가 불만을 가졌던 일들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서류를 멍청하게 잃어버리고, 매달 3000 이 넘는 방값을 월급도 없이 내야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니, 그동안 내가 불평했던 것들은 사실 큰 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제가 너무 감사를 잊고 살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저희는 다음주 월요일에 카드를 찾았다는 연락이 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카드만 찾으면 저는 다른 사소한 일들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고 감사하며 살겠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카드를 찾지 못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10월 입사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라 믿으며 하나님이 허락하신 때에 회사를 들어가야 한다고 마음을 다시 잡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주님께서 저희 가정에게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