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학촌 교회 성도님들! 올해도 에세이를 통해 제 삶을 나눌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올해 4 월말 퀄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고 비교적 여유로워지니 다른 연구실의 여러 학생들이 저희 연구실 및 공용 장비 실습과 제 실험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는 요청들이 있었습니다. 고생하면서 배운 만큼 이런 기회가 생기면 잘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평소에 있었는데 막상 그런 상황이 되고 보니 기꺼운 마음보다는 부담이 먼저 되었습니다. 보통 저희 그룹은 각자의 연구상황에 대해 하루에도 여러번 지도교수님과 얘기하는 환경이거든요. 시간을 내는 만큼 업데이트가 그만큼 덜 되서 고민이 되었지만 더는 미룰 수 없게 되어 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알려주기 시작하니 저도 모르게 좀 억울하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생하면서 알게 된 지식을 아무런 값도 없이 제 시간을 들여가면서 알려주는 것 같았거든요. 학교에 고용된 연구 스텝처럼 그런 의무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 저도 그냥 학생이니까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런 요청들에 대해 방어적으로 대하게 되고 점점 제 연구 생활이 더 각박해져감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고민이 심화되던 중,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해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가 알게 된 노하우와 지식이 제가 똑똑하고 잘나서 알게 된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세심하게 지도해주시는 교수님을 보내주셔서 시행착오를 줄여 제가 필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고, 관련 분야에 대한 잘 정돈된 책과 논문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모르는 부분의 전문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미시간 대학교에서 학비, 생활비와 좋은 건강보험을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에 재정적인 큰 어려움없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고,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과 안전한 사회의 울타리가 없었다면 재료 공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잡지 못했을 것입니다. 최근 저희가 같이 묵상하고 있는 신명기 말씀 중 하나님께서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신 모든 여정을 기억하라고 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행여 제 마음이 제 자신과 저의 지식, 지위, 또는 재산으로 가득 차서, 저의 하나님을 잊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말씀으로 느껴졌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박사과정이 어떻게 진행될 지, 졸업 후 제가 어떤 곳에서 일하게 될지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 있든지 하나님께서는 물질적으로, 영적으로 지금처럼 채워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저의 지식이 급여, 연구비, 용역비, 공동 저자의 대가로만 이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의 책처럼 이용될 수 있는 것임을 잊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이 말씀을 기억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자문하면,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에세이를 졸업을 앞둔 제가, 취직을 앞둔 제가 다시 읽고 기억하며 살아가길 소망합니다.